경기도 구리시는 과거 조선일보에서 펼쳤던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2007)을 앞장서 추진했던 지자체였다. 가족들이 거실에 한데 모여 텔레비전을 보던 당시 가정의 일상적인 풍경을 책 읽는 모습으로 바꿔보자는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가구 회사가 거실용 책장을, 출판계가 도서를 대량 협찬하면서 언론사는 힘입어 힘들이지 않고 연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거실이라는 공간을 가족들이 모여 텔레비전 보는 곳이 아니라 함께 책 읽는 곳으로 바꾸자는 발상도 좋았지만, 그런 콘셉트를 단순 명쾌한 캐치프레이즈로 만들어내고, 대대적으로 책장+세트를 선물하는 물량 공세 캠페인으로 구상한 점이 돋보였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현재 미디어 생태계는 크게 변모되었다. 거실에 모여 텔레비전을 보는 집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텔레비전 시청률은 바닥에 떨어졌고, 텔레비전 수상기를 중심으로 거실에 모이던 가족문화는 각자 원하는 채널을 정보통신기기로 각자 시청하거나 이용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만약 지금 상황에서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을 한다면 호응을 받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가정에서의 독서 생활화 방안으로 어떤 대안이 있을까.

구리시에서 추진 중인 '매일 10분 독서습관 챌린지' 포스터 (사진제공: 경기도 구리시)
구리시에서 추진 중인 '매일 10분 독서습관 챌린지' 포스터 (사진제공: 경기도 구리시)

구리시는 독서의 달인 9월부터 11월까지 <매일 10분 독서습관 챌린지>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구리문화원이 운영하는 챌린지 사이트에 구리시민이 등록한 후 챌린지 기간 동안 매일 10분씩 책을 읽고 인증샷을 7회 이상 올리면, 행사 기간 이후 수상자 15명을 선발하여 도서상품권을 증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챌린지 사업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시민들의 심리적 단절과 불안을 치유하기 위해 범시민 독서문화 실천운동으로 기획한 것이라고 한다.

구리시만이 아니라 전국 지자체들이 시민의 독서 생활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에 운영한 책의 해사업에서도 <하루 10분 함께 읽기> 캠페인을 상당히 본격적으로 펼친 바 있다. 직장과 학교, 병영 등에서 일과 중 독서시간을 정해 함께 읽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평소에 읽지 않던 사람도 자연스럽게 독서에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 사업 취지였다. <하루 10분 함께 읽기>는 학교와 직장은 물론이고 공동체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곳에서 일과 중 10분 이상의 독서시간을 정해 구성원들이 함께 읽기를 하자는 범국민 독서 캠페인이었다. 모두가 참여하는 책 읽는 시간이 정해지면 평소 책 읽기를 멀리하던 사람들도 책 읽기에 참여할 수가 있어서, 이 캠페인이 정착되면 국민 독서율 증가 및 독서문화 확산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홍보 부족과 지속성 결여로 인해 사업의 확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캠페인에는 최소한의 권장 원칙이 있었다. 학교나 직장 등에서 일과 시간 중에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동시에 함께 하는 10분 이상의 독서 시간을 정하고, 매일 매일 시행하며, 공부나 업무 관련서가 아닌 일반도서를 읽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초중고 및 대학), 직장, 군부대, 복지시설 등에서 하루 일과 시간 중 10분 이상 구성원 모두가 동시에 참여하는 독서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독려했다.

학교에서의 아침독서는 사회적기업인 행복한 아침독서2005년부터 펼친 독서운동 등에 힘입어 학교 수업 전 20분 내외의 활동으로 매일 시행하는 곳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4년 이후 9시 등교제의 영향으로 인해 시행 학교가 대폭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직장과 군부대 등 사회생활 공간에서의 일과 중 독서시간 운영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독서경영을 하는 기업들 중 JY그룹, 타라그룹, 채선당 등은 아침독서를 꾸준히 시행한다. 또한 관공서에서 독서시간을 운영하거나, 군부대에서 독서 점호를 하는 사례도 있다.

하루 10분 책 읽기 운동은 별도의 예산이나 준비가 없어도 간편하게 시행이 가능하다. 약간의 의지로 잠깐의 시간만 할애하면 어디서나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구리시만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자체와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모두가 함께 책을 읽고 책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문화가 뿌리내렸으면 한다. 상당히 어려운 일에 도전한다는 의미의 챌린지가 아니라 가정이나 사회 활동의 일부로서 당연한 생활문화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함께 읽는 독서 생활화 기반은 의외로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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